1) TL;DR (한 줄 요약) … 이 글이 답하는 한 가지 질문
“추진하던 Deal이 IC에서 ‘Defer’를 받았다. 이건 ‘No’인가, ‘다음에 다시 보자’인가?”
IC에서 Defer는 겉으로는 같은 단어지만 속으로는 세 종류의 다른 결정이 있었다. 그 3가지를 구분하는 시그널을 30분 안에 읽지 못하는 못하면, 결국 다음 IC에서 같은 deal을 들고 가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.
Defer는 ‘soft No’라는 오해
- “통과는 안 됐지만 죽은 건 아니네 -> 다음 분기에 다시 가져가면 되겠지” (낙관)
- “완곡한 거절 -> 결국 안 사겠다는 뜻” (비관)
두 해석 모두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리다. 그간 매우 주관적이나 IC 경험에서 Defer는 다음 3 가지 중 하나로 분기한다.
(1) Type A … “Process Defer”: 분석에 빈 칸이 있어 미룬다
- 의미: 이 deal은 좋다. 다만 X·Y·Z 등을 더 보고 와라
- 실체: 진짜로 가져갈 만한 deal
- 다음 IC 통과 확률: 60-80%
(2) Type B … “Politics Defer”: 지금 portfolio에 맞지 않는다
- 의미: deal 자체는 defensible하다. 다만 fund 상황 · sponsor 정치 · 직전 분기 성과 등 외부 변수가 막힌 상황이다.
- 실체: 다음 분기에 다시 들고 가도 같은 결과
- 다음 IC 통과 확률: 10-25% -> fund context가 바뀌지 않는 한 안 바뀐다
(3) Type C … “Polite No”: 거절을 부드럽게 포장한 것
- 의미: 의사결정자 한 명 이상이 “사고 싶지 않다”고 결론을 내렸다. 다만 sponsor partner의 face를 위해 ‘Defer’라는 단어를 쓴다
- 실체: 죽은 deal
- 다음 IC 통과 확률: <5%
문제는 IC 자리에서는 어떤 Type인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.
사회자도 의장도 Partner도 “We’ll come back to this”라고만 말한다. 그 자리에서 어떤 Type인지 읽지 못하면, sponsor의 다음 행동(자료 보강 / Pivot / Walk away)이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.
2) 한 걸음 더 들어가기 … IC가 의사결정을 defer로 표현 하는 데에는 2 종류 이유가 섞여 있는
| Category | 이유 | 성격 |
|---|---|---|
| 물리적 측면/이유 | 분석에 진짜 빈 칸이 있다 (Customer concentration 검증 부족 / 환경 책임 미검토 / 핵심 경영진 및 인력 인터뷰 미실시 등) | 추가 작업으로 메울 수 있음 |
| 관성적 측면/이유 | (a) 의사결정자가 ‘No’를 직접 말하기 부담스럽다 (b) sponsor partner의 face(체면)을 보호해야 한다 (c) 거절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지고 싶지 않다 | 추가 작업으로 못 메움 |
대부분의 sponsor associate · VP는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고, 모든 Defer를 Type A로 가정하고 며칠 동안 자료를 보강한다. 그러나 Defer의 절반 이상은 Type B나 C다 … 자료를 백 번 보강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.
그 사이 sponsor의 시간 · credibility · 정치적 capital이 갉아 먹힌다.
Defer는 의사결정의 유보가 아니라, 의사결정의 암호화된 표현이다. 그 암호를 IC 자리에서 30분 안에 풀어내는 것이 Sponsor team(또는 Sponsor partner)의 진짜 능력이다.
3) 3 가지 시그널 … Defer Type을 30분 안에 읽는 법
000 투자 안건을 IC에 들고 가면서 — 또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— 도출한 신호 체계는 3 가지다.
각 시그널은 단독으로는 약하지만, 셋 중 2개 이상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해당 Type 판정으로, 그러할 확률은 90% 이상으로 해당한다고 판단한다.
시그널 ① … Fund Deployment Cycle의 위치
핵심 질문: 우리 fund는 지금 deploy 중인가, deploy 마감 임박인가, deploy 부진 상태인가?
PE fund는 통상 vintage1후 4-5년의 investment period2를 갖는다. 이 기간 안에 약정금3의 70-90%를 deploy해야 한다. Fund cycle 위치에 따라 IC의 Defer 의미가 정반대로 갈린다.
| Fund 상태 | Defer의 통상 의미 | Type 판정 |
|---|---|---|
| Investment period 1-3년차, 자금 풍부 | 자료 더 보고 오라는 진짜 요청 | Type A 우세 |
| Investment period 4-5년차, deploy 부진 | “지금 이 자산이 fit인가” 자체에 회의 — 비싼 deal은 사기 싫고, 가성비 deal은 IRR이 안 나옴 | Type B 우세 |
| Investment period 종반, deploy 70% 미만 | 무엇이든 사야 하는 상태인데도 Defer가 나왔다면, deal 자체가 문제 | Type C 우세 |
[제언]
일상적 표현으로 비유하자면, 마트 폐점 30분 전에 가서 카트가 비었는데도 “다음에 살게요”라고 말한다면, 그 사람은 단지 그 마트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. 그 가게에서 사면 안 된다는 뜻이다. Fund cycle 종반의 Defer가 정확히 그 상태라고 표현하고 싶다.
시그널 ② … 직전 분기 Exit · Markdown의 sector adjacency
핵심 질문: 우리 fund가 직전 4-8분기에 exit 또는 markdown4한 자산이, 지금 들고 온 deal과 같은 sector인가?
IC의 가장 덜 합리적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— 인간이 직전 손실의 sector를 기피한다는 사실이다. 이건 분석의 결함이 아니라 organizational artifact다.
예를 들어,
- 직전 분기에 healthcare deal에서 markdown 30%가 났다면, 3-6분기 동안 healthcare deal은 통과되기 어렵다. 분석이 아니라 risk partner의 조직적 자기방어다.
- 같은 logic이 sector adjacency까지 미친다.
Healthcare IT markdown → digital health adjacency까지 영향. - 반대로 직전 분기 exit에서 IRR 35%로 큰 win이 있었던 sector는, 유사 sector deal이 평상시보다 관대한 평가를 받는다.
상기 시그널들을 Defer Type으로 적용하기
- 직전 4-8분기의 markdown sector 및 그 adjacency에 속하는 deal은 Type B 확률 +30%p
- 직전 4-8분기 win sector 및 그 adjacency는 Type A 확률 +20%p.
- 이건 분석이 아니라 조직 자기방어의 mathematical regularity다.
[제언]
2010년 10월, 제가 소속된 투자팀에서는 같은 Fund에 2개의 Deal을 들고 갔다. 분석 quality는 거의 같았다. 한쪽은 통과, 다른 쪽은 Defer.
IC 통과된 Deal을 클로징하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6개월 차 관리하면서 깨달은 사실 — 통과한 Deal은 직전 분기 win sector(or Business Model)의 인접 영역이었고, Defer된 Deal은 직전 분기 markdown sector의 인접 영역이었다.
그 사이의 차이는 투자팀의 IC memo 한 줄도 아니었고 우리 투자팀의 Deal 분석 및 메이킹하는 능력도 아니었다. 단지 우리 투자팀의 Deal 추진 시점 상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의 문제였다.
해당 경험과 배움이 회사 생활 중 가장 비싼 lesson 중 하나였다. 그 뒤로 IC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 equity(또는 fund 등)의 직전 4분기 투자/portfolio 성과를 sector adjacency 매트릭스로 그려보는 것이 Routine이 되었다.
시그널 ③ … Risk Partner의 어조 변화 시점
핵심 질문: Risk partner의 어조가 질문에서 진술로 바뀌는 순간이 있었는가?
IC는 Sponsor Partner가 발표하고 Risk Partner가 challenge하는 구조다.
Risk partner의 발언은 통상 의문문으로 시작한다 — “Customer concentration이 35%인데, top 3 매출 의존도가 더 늘어날 risk는 어떻게 보십니까?” 같은 질문들을 제시한다.
Defer 직전의 Risk partner는 어느 순간 질문을 멈추고 진술을 시작한다.
“이 deal은 우리가 지금 시점에 들고 가기에는…”, “이 sector는 작년에 한 번 데였는데…”, “이 management team은 우리가 한 번 더 만나봐야…” — 이런 진술이 두 번 이상 나오면, Defer는 이미 결정된 것이고 그 순간 이후의 모든 자료 보강은 형식이다.
구분 기준
- 질문이 Specific하고 답이 정해진 형태 — Type A (자료 보강 요청)
- 질문이 Broad하고 답이 진영 선택을 요구하는 형태 — Type B (정치적 유보)
- 질문이 진술로 바뀌고 “우리”라는 주어가 등장 — Type C (사실상 거절)
[제언]
2012년 겨울 쯤, 어떤 IC에서 Risk Partner가 “이 deal은 우리 portfolio에 fit하지 않는다고 봅니다”라는 진술을 한 적이 있다.
그 뒤로 30분 동안 자료 추가 분석이 논의됐고 결론은 “Defer” 또는 “다음 분기 재상정”이었다.
당시에 미련 남은 저는 그 deal을 살릴 수 있다고 믿고 두 달을 더 매달렸다.
두 달 뒤 IC 및 이사회에서는 분석 부족이 아니라 Portfolio Fit을 이유로 walk away를 결정했다.
시그널은 IC 그날에 이미 있었고, 제가 추가로 두 달 동안 한 일은 그 시그널을 인정하지 못한 비용이었다.먼저 상기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당시 회사 선배/시니어 파트너 분들에게 감사드린다.
덕분에 저에게 새롭게 체득한 Routine 중 하나는 — IC에서 Risk Partner가 “우리”라는 주어를 두 번 이상 쓰는 순간, 그날 저녁 Sponsor Partner에게 “이 deal의 다음 step은 무엇입니까”를 1:1로 물어보는 일정을 잡는 것이다. 피드백이 “좀 보자”면 Type B 또는 Type C, 반면 피드백이 “X·Y·Z 보강하자”면 Type A.한편, 모든 GP의 IC 문화에서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. 단순한 예시로, 글로벌 GP의 한국 office는 영어로 IC가 운영되므로 “우리”에 해당하는 ‘we’ 사용 패턴이 다르다. 한국 GP의 IC에 한정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.
4) Type별 … 대표적인 Next Action
Type A … Process Defer
- 다음 IC 일정 sponsor 1:1 확인: 통상 4-8주 후 재상정 가능
- 요청된 X·Y·Z 보강에 70% 시간 / 30% narrative 다듬기: 자료의 양보다 던져진 질문에 1:1 mapping된 답이 중요
- 추가 DD vendor 투입: customer call / management 인터뷰 / 환경·세무 advisor 등 지목된 항목만
- 재상정 시 첫 슬라이드 = 직전 IC questions를 1:1 mapping한 답변 index: 의사결정자에게 “우리가 들었다”는 시그널을 명시
Type B … Politics Defer
- 자료 보강에 시간 쓰지 말 것 — 작업해도 결과 안 바뀜
- Fund context 변화 timing을 확인: 다음 분기 Exit pipeline / Fund deployment 진척 / Risk partner 부담 해소 시점
- 그 시점까지 Deal을 holding mode로 전환: 매도자에게는 “우리가 본격 검토 중”이라는 모호한 톤 유지
- Parallel option 준비: Co-investor 유치 / Fund of one5 가능성 / 다른 Fund 소개 — Fund context가 풀리지 않으면 Plan B를 발동
Type C … Polite No
- 그 deal에서 Sponsor team을 우아하게 빼는 작업: 매도자에게는 “내부 우선순위 조정”이라는 표현으로 walk away 시그널 — 관계는 유지, 거래는 종료
- lesson learned debrief: deal team 4명 이내로 “이 deal의 어디서 우리가 misread했는가”를 1시간 회고 (자기 비판 아닌 pattern 학습 목적으로 진행함)
- 다음 deal로 정치적 reset: 같은 Sector / 같은 Vintage / 같은 Partner 조합으로 다시 들고 가지 말 것
- 매도자에게 5-7년 뒤 다시 검토 가능성을 남기는 1줄: 한국 mid-market은 좁다. 다음 Deal 기회 마련 등으로 애매한 여지 코멘트를 남김
5) Risk Pitfall … 똑같이 실수할 수 있는 6가지 순간
| # | 실수 | 발생 시점 | 완화 방안 |
|---|---|---|---|
| 1 | 모든 Defer를 Type A로 가정하고 자료 보강에 매달림 | IC 직후 1주일 | 시그널 ①②③로 30분 안에 Type 판정 |
| 2 | Risk partner의 “우리” 주어 발언을 놓침 | IC 회의 중반 | IC 동안 sponsor associate 1명이 risk partner 발언 transcript 별도 메모 |
| 3 | Fund deployment 위치를 sponsor partner에게 물어보지 않음 | IC 전 1-2주 | IC 상정 직전 sponsor 1:1에서 “지금 fund 상황에서 이 deal의 우선순위는?”를 명시적으로 질문 |
| 4 | 직전 분기 markdown sector를 인지하지 못하고 같은 인접 영역 deal 상정 | Deal screening 단계 | Deal sourcing 직후 fund portfolio sector adjacency map 작성을 Routine화 |
| 5 | Type C인데 매도자에게 False hope를 남김 | Walk away 의사소통 시점 | “내부 우선순위 조정” 표현은 명확한 walk away 시그널 — 모호한 “검토 중”은 매도자에게 inventory 누적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 |
| 6 | Lesson learned debrief를 자기 비판으로 변질시킴 | Deal 종료 직후 | Debrief 의제는 “우리가 본 시그널 / 놓친 시그널 / 다음에 다르게 볼 점” 3개 — 인격 평가 금지 |
6) 마무리 … IC는 분석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정치적 무대
처음 입사한 회사(첫 직장)에서, 어느 Senior Partner가 했던 말이 (최소) 15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다 — “IC memo는 의사결정의 input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alibi다”.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.
IC에서 진짜 결정은 Memo가 작성되기 전에 이미 절반은 내려져 있고, Memo는 그 결정을 외부에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인 경우가 많다라는 코멘트였다.
Sponsor가 IC에서 가장 다듬어야 할 능력은 분석이 아니다.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이 Deal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30분 안에 읽어내는 능력이다. 그 능력의 첫 단계가 — (예시적으로) Defer의 세 Type을 구분하는 것이다.
다음 콘텐트에서는 “IC에서 가장 위험한 question — ‘이 deal에서 우리가 틀릴 수 있는 시나리오는 뭘까요?’”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. Risk Partner의 sneak attack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Sponsor에 대한 Ownership test인 그 질문을, 잘 받는 방식과 망쳤던 패턴을 잘 정리해서 풀어보고자 한다.
Endnotes
- Vintage: PE 펀드의 결성 연도. “Vintage 2022 fund”는 2022년에 LP로부터 약정을 받은 펀드. Vintage에 따라 macroeconomic environment가 다르므로 펀드 성과 비교의 1차 기준이 된다.
LP (Limited Partner): 펀드에 출자하는 투자자. 한국에서는 NPS(국민연금), 공무원연금, 사학연금, 산업은행, 생명보험사, 패밀리오피스 등이 주요 LP. ↩︎ - Investment Period: 펀드가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간. 통상 vintage 후 4-5년. 이 기간이 끝나면 추가 매수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매도(exit) 모드로 전환된다. ↩︎
- 약정금 (Committed Capital): LP들이 펀드에 약속한 총 출자금. 실제로 deploy된 금액은 called capital 또는 invested capital이라 한다. ↩︎
- Markdown: 보유 자산의 장부가를 valuation 재평가에 따라 깎아 적는 회계 처리. PE는 분기마다 portfolio company의 fair value를 재평가하는데, 실적 부진이나 multiple 하락으로 fair value가 깎이면 markdown이 발생하고 LP 보고서에 부정적으로 반영된다. ↩︎
- Fund of One (단독 펀드): 단일 LP를 위해 GP가 별도로 구성하는 펀드. 통상 sovereign wealth fund나 대형 LP가 single deal에 출자 의향이 있을 때 활용. 한국에서는 NPS·산업은행이 일부 대형 deal에 fund of one 구조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. ↩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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